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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s

평가하고 평가받으며 살아가는 것

어제 드디어 준비하던 박사 자격시험(흔히 퀄(Qualification exam)이라고 불리는 시험)이 끝이났다. 다행히 좋은 결과로 끝이나긴 했지만, 긴 시간 동안 준비하고 주어진 시간동안 발표와 질의 응답을 하면서 나를 많이 돌아 볼 수 있었다. 박사라는 학위가 이렇게나 힘들게 주어지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나름대로는 참 고통스러운 시간 이었다. 참고로 우리학교가 가진 퀄 시험은 4분야의 학과목 시험과 3명의 교수가 주는 6개 가량의 논문을 간결하게 발표하고 전공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개념을 대한 질의-토론을 2시간동안 하는 것으로 학생을 평가를 한다. 50%가 떨어지기도 한다는 아주 퀄이 어려운 학교들에 비하면 쉬운 수준이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꿈을 접고 짐을 싸는 것을 생각하면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심하게 평가받는 자리를 오랜만에 가지다 보니 참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나자신에게 실망하는 시간들이었지만, 한 가지 특별하게 느낀 것이 있다. 바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고 하는 과정에서 어떤 분야에서 높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라가 할 지라도 각자가 서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잣대를 대는 것이 아무리 객관적으로 만들려고 해도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다는 것이다. 아마 그동안 나도 많은 사람들과의 희의 및 토론하는 자리에서 아이디어를 재단하고 불편한 내용을 평가하고 소위 지적질을 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어떤 권위를 가졌던 마냥 해왔지만 얼마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그런 자리를 만들었는지는 크게 신경쓰지 못하였다. 아마도 그 전에도 있었던 내가 받았던 평가와 심리적 재단에 의한 상처의 총합만 생각하고 그보다 작은 상대적으로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보이지 않는 칼을 휘둘렀던 적이 꽤나 많았던 것을 인정한다. 그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얼마나 동기부여가 되어 지고 생산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지는 신경을 쓰려고는 했었지만 다시 돌아보니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과 같지 않았을까. 

평가하는 사회라는 이 패러다임이 성장과 효율이라는 프레임에서 이런 것은 당연히 책임지고 감내해야된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같이 어쩌면 몇 십배는 더 크게 상처받고 있을 것이다. 비록 내가 세계적인 대학에서 세계적인 연구자가 되지는 못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일적으로나마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반드시 생길 것인데 누군가를 혹은 누군가가 했던 일을 평가하는 말은 혼자말이라도 조심하고 또 조심하리라 다짐해본다. 그래서지만 그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일들을 계속 견디고 일어날 나에게 고맙고 정말 자랑스럽다고 꼭 이야기 해주고 싶다. 앞으로 피치못하게 내가 평가를 해야할 친구들과 동료들에게도 꼭 그렇게 이야기해주고 싶다.